Tree Family, Our Story
Hokma Gim


      A tree talks to me and sways in the wind as though it is dancing in love. Watching the tree dance fills me with awe at how long it has lived in just one spot, and prompts me to reflect on my own life. The events of my 20s threw me into a cave whose darkness I could only find my way out of through the consolations of interacting with nature.

      Watching the trees dance reminds me of germination and beginnings in general. I think about the beginnings of my own identity and find myself drawn to the concept of family. Our families are the first communities we are born into, and many of our most formative experiences happen with our families. Regardless of their varied forms, they are crucial to the process of building character and disposition.

      My series, painted on paper, depicts various concepts of family in the form of trees, starting with my own family before expanding to others. Whether they share resemblances or have completely different shapes, whether they are planted close to or distant from each other, all of these arrangements of trees are at the same time family stories.

    I plan to make my initial foray into the series with a very strict esquisse plan carried out on cotton paper sized 45.5 x 61cm. This will allow me to experiment with the subtle differences in materiality, speed, and texture of every color involved in the work. I will adapt any successful ideas from this stage to the larger 150 x 210 cm frames.

      While my past depictions of trees focused on the movement of their branches and leaves, the Tree Family series will depict trees in terms of their roots in the ground, just as families' identities are rooted in their strong foundations. The ability of a tree to hold itself in place against the passage of time is another one of their inspiring characteristics that many families exhibit, and it is something I hope to capture in my work.


나무 가족, 우리들의 이야기
호크마김


    나무가 내게 말을 건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무의 모습을 보고는 바람이라는 외부 환경에 의해 흔들려지는 나무가 아닌, 나무의 능동적인 춤의 형태로서 움직임이 다가온다. 나무의 춤사위를 보고 있자면, 오래도록 이 자리를 지키며 생명을 유지하는 이 생명체에게 놀라운 경이를 느낀다. 그러고 나면 무심코 나의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20대는 현실이 더 비현실 같은 일들의 연속이었다. 어둠의 동굴에 내던져진 상태로 어둠을 헤쳐나가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마주하는 자연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위로를 느끼게 했다.
    나무의 춤사위에 집중하다가 이 생명체의 시작을 알리는 발아상태를 떠올렸다.발아상태의 도상을 그려가면서 시발점에 대한 생각들을 이어갔다. 나의 정체성을 자리잡는데 가장 기반이 되는 것이 무엇일까 질문하며 가족 공동체에 대한 생각으로 뻗어갔다. 가정이라는 공동체는 인간이 태어나 마주하게 되는 최초의 공동체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모든 것을 처음 경험하고 배운다. 사람의 성격과 기질이 형성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 또한 가족공동체이다. 가족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각양각색이다. 가족들 마다 지니는 성격도 다르고 보이는 행태도 다르다. 나는 먼저 우리가족의 이야기로 시작해 세상에 현존하는 가정의 이야기들을 화폭에 담아낸다. 화면안에서는 나무들이 한곳에 모이고 중첩되며 서로 닮은 나무도 있고 전혀 다른 형태를 지니기도 한다. 땅에서 거리를 유지하기도 하고 아주 가까이 심겨지기도 하며 연리목의 형태로 자라나기도 한다. 이런 변화들을 통해 여러 형태의 가족이야기들을 담는다.
    <나무 가족> 연작은 철저한 에스키스 계획아래 진행된다. 색마다의 물감이 가지는 물성 연구와 텍스쳐 연구가 돋보인다. 먼저 형상에 대한 구상을 한 후 45.5 x 61 cm 크기의 코튼지에 색과 텍스쳐의 계획을 담은 에스키스를 그려간다. 이번 연작에서는 에스키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게 자리잡는다. 에스키스를 진행하면서 각 면에 따른 붓질의 속도감 차이, 질감 차이, 색 차이 등등 미묘한 변화를 주기 위해 여러 실험을 거친다. 에스키스 실험을 통해 계획이 완성되면 120호 상당의 장지에 본 작업을 들어간다. 이전에 그리던 즉흥적인 작업과정과는 상반되는 방법이다. 계획이 철저하게 들어가는 이 방식은 내가 일상을 대하는 태도와도 긴밀히 연관된다.
    이전 작업에서는 나무의 움직임에 중점을 두어 나무의 잎사귀와 나뭇가지가 중점이 되었다면, 이번 <나무가족>연작에서는 땅에 뿌리를 깊이 둔 나무들을 그린다. 각 가족의 정체성이 뿌리 깊이 세워지고 그 기반이 튼튼해 보이기 위함이다. 나무의 특성은 나로 하여금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한자리를 지켜가며 온 몸으로 세월을 맞는 나무에게서 삶의 태도를 배우고, 이러한 나무의 태도가 작업에도, 무수히 많은 가정안에도 자리잡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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