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the Shack, New Sprouts Come."


 전시 제목인 From the Shack, New Sprouts Come은 영화 <오두막>의 원제인 “The shack”에서 따왔다. 영화 <오두막>에서 ‘오두막’이라는 공간은 상징적인 장소이다. 주인공 메켄지의 막내딸이 유괴를 당한 곳으로, 메켄지의 쓰라린 아픔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켄지는 어느 날 신비로운 초대를 받고 다시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오두막에서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게 되고, 상처의 자리인 바로 그 오두막에서 회복이 일어난다.



 ‘오두막에서의 회복’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형 작업의 모티브가 된다. 작업은 파노라마 형식을 띠며 멀리서 바라본 하나의 세계를 담고 싶었다. <나무 가족 Tree family> 시리즈의 연작인 이 작업에는 다양한 문화에 속한 나무들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길을 걷다가 바라봤던 가로수의 이미지를 도상화 하기도 하고, 인터넷상에 돌아다니는 굉장히 특징적인 형상을 지닌 나무의 모습을 차용하기도 했으며, 즐겨보는 나무 관련 서적들의 이미지를 레퍼런스 삼기도 했다. 직접 본 나무들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들이지만 눈길을 주었던 그 시선을 담아 나무의 특징들을 포착했고, 나무 관련 서적이나 온라인상의 이미지들은 다양한 문화권에 속한 이국적인 나무들이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종의 나무들이 한곳에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장면을 연출하고자 했다. ‘나무 가족’ 중에서도 특히 ‘문화와 나라’를 상징하는 나무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 작업은 200 x 140cm 사이즈의 장지 세 개를 엮었다. 먼저는 종이를 구기고 시작한다. 구겨진 종이는 그 위에 물감 안료를 얹으면 자연스레 크랙을 만들어낸다. 그 크랙들은 우연적이지만 동시에 필연적이다. 크랙이 가득한 배경 작업을 땅이라고 부른다. 땅의 작업이 마무리되면 나무를 심는다. 나무를 심는 동안 온전한 개체 하나하나가 각기 땅속을 파고드는 느낌이 든다. 이 작업에서 처음으로 그림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이는 그림자들은 사물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징표와도 같다. 그림자는 이 나무들이 주체로서 존재하도록 돕는다.

 나무들이 동산처럼 보이는 이곳에 모여 다양한 형태로 살아내고 있다. 서로 너무도 다르게 생겼지만 함께 조화로움을 향해 나아간다. 다름이 존중되는, 모두가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는 세계이다. 고유한 특성들이 그대로 여도 충분한 세계. 무언가에 쫓기거나 어느 것과 같아야 한다는 압박이 없는 세계. 내가 꿈꾸는 세계일까. 내가 바라보고 모은 나무들의 형상을 내 마음대로 조합하고 중첩시키며 그 세계를 살고 싶다 하는 마음의 허공을 떠 다녔는지도 모르겠다.



 <나무 가족 Tree family> 시리즈의 연작은 나의 근본을 찾아 떠났던 여정의 끝에서 가족공동체를 발견한 순간, 시작됐다. 세포에서 사람이 되고 첫울음을 울자 마자 마주한 최초의 공동체. 내가 가지고 있는 나만의 성향과 기질을 지닌 채 이 문화에 섞여 살아왔다. ‘나’라는 사람이 발현된 가족이야기를 이 연작에서 얘기하고 싶었고, 동시에 불편하고 예민하면서 지극히 사적인 저마다의 가족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고싶었다. 그리고 결국에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살게 하는 존재. 그것이 가족이고, 나무와 같이 늘 그 자리를 지키는 이들의 힘이 아닐까.


“From the Shack, New Sprouts Come.”

 The exhibition title From the Shack, New Sprouts Come is inspired from the film "The Shack." In the film, the shack is a symbolic space. It's a place that symbolizes Mackenzie's bitter pain because it is there that his youngest daughter was kidnapped. One day, he receives a mysterious invitation and returns to the shack. He then embarks on an unexpected journey which heals his wounds.



 The Recovery at the Shack serves as the principal motif of this exhibition. The work takes on a panoramic form in order to capture the world as seen from afar. The work is just one from the series Tree Family which brings into play images of trees from various cultures. I iconize the image of street trees I see while walking down the street and borrow characteristic tree shapes from the internet and from books. The trees which I saw in person are commonplace in Korea, and I interpret them through my gaze. The trees which I found from external references were exotic and represent a diversity of cultures. Through this lens, I created a scene where various species of trees gather in one place to form one world. The trees harmoniously symbolize culture and country among the tree family within which they were drawn.

  This work involved sewing three pieces of 200 x 140cm sized jangji paper. First, I crumpled the paper in order to make fractures where the pigment can absorb. The cracks are inevitably unsystematic. This is what I call the ground work, once the ground work is completed, I plant trees. While "planting" the trees, it's as if I'm penetrating a new life into the "ground." In this piece, I experimented with drawing shadows for the first time. These shadows indicate the presence of things in existence and bring the trees to life as the subject.

 The trees survive together as if on a mound. They look different but create harmony in unison. In this world all differences are respected and every body exists in and of their own self. It's a world free from external pressures. Is this the world I dream of. I wonder if I was floating in the empty space of my mind, wanting to live in this world by combining and overlapping the trees I had looked at and collected as I pleased.



 The Tree Family series began when I found community in family on my journey to discover my fundamental identity. I first experienced community as a single cell. I also experienced community when I was born and cried for the first time. Ever since I've been living with my own unique tendencies and temperament among my family. I wanted to reveal my own story and how it manifests within the context of my own family so as to encourage people to reflect on their own private and sensitive family dynamics. At the end of the day, the power of family is the same as that of the tree: staying rooted keeps you going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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